외국인 앞세운 쿠팡 청문회 ‘동문서답’… “국민 우습게 봐”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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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앞세운 쿠팡 청문회 ‘동문서답’… “국민 우습게 봐” 비판 확산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열린 국회 청문회 이후 쿠팡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외국인 임원을 전면에 내세운 채 핵심 책임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청문회 대응 역시 불성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박대준 전 쿠팡 한국법인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은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대표 선임 후 약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와 브랫 매티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외국인 증인들의 한국어 소통 문제로 질의 시간이 상당 부분 통역에 할애됐고,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로저스 대표는 휴대전화 번호를 묻는 질문에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답해 의원들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청문회를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국민을 우습게 보는 태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외국인 대표가 책임 있는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며 쿠팡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이 정도 사고가 발생했는데 무엇을 알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청문회 이전 행보에서도 불거졌다. 쿠팡은 청문회 전날 이번 사고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며 “중대한 사고는 아니다”라고 공시했다. 이를 두고 국내 피해자 보호보다 해외 투자자 대응을 우선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외국인 임원만 내세워 책임을 회피한다면, 그동안 대형 사고 발생 시 총수나 최고책임자가 국회에 출석해온 국내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한국 기업만 호구냐”는 반응도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류제명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쿠팡의 면책 약관 위반 여부, 유출 정보의 다크웹 유통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디지털 취약계층의 쿠팡 탈퇴 지원도 검토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상임위원회가 모두 참여하는 연석 청문회 추진을 예고했다.
쿠팡의 미온적 대응이 이어질 경우 여론 악화와 함께 제도·정책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기업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것인지, 이번 사태가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전남미디어 jang949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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