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아프면 갈 병원, 타고 갈 버스 마련이 먼저다
전남미디어
2026년 06월 19일(금) 19:12
장주욱 전남미디어 대표

화순군 인구 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은 이미 낡은 뉴스가 된 지 오래다. 저출산과 인구 유출이 겹치며 지역 소멸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청년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고령층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마을 활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 군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이야말로 모든 정책 최우선 과제다. 그 중심에 ‘건강권’과 ‘이동권’이 있다.

현재 화순군 전역에서 ‘2026년 지역사회건강조사’가 한창이다. 5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군민 9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조사는 단순한 통계 산출용이 아니다. 지역 보건의료계획을 수립하고, 군민에게 꼭 필요한 보건 사업을 마련할 기초 자료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질병 치료를 넘어 예방과 건강 관리 중심 체계 전환이 절실하다. 의료 인력 확보와 보건소 기능 강화, 지역 거점 병원 지원 확대를 통해 응급 상황 시 골든타임을 확보할 촘촘한 의료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프면 언제든 안심하고 진료받을 환경을 조성해야 인구 소멸 흐름을 늦출 수 있다.

이동권 보장 역시 시급한 현안이다. 노인과 교통약자에게 대중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생명선과 같다.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이웃과 교류할 유일한 통로다.

그동안 농어촌버스와 100원 택시 등 교통 약자를 배려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고령층이 체감하는 불편은 여전하다. 벽오지 노선을 수익성 논리로 삭감하지 말고 새로운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동 제약은 곧 사회적 고립을 뜻하며, 이는 노인 우울증과 건강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외곽 지역 주민도 소외당하지 않도록 교통망을 촘촘히 엮어야 한다.

건강권과 이동권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자유롭게 이동해야 제때 병원을 찾아 건강을 유지한다. 건강해야 활발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며 이동권을 온전히 누린다. 두 가지 권리 보장은 화순군 전체 활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대규모 토목 공사나 거창한 개발 공약보다 중요한 과제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생활하는 군민 삶을 보살피는 책임이다. 군민 생명과 직결된 기초 인프라를 탄탄하게 다지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행정력과 예산 투입 우선순위를 명확히 재조정해야 할 때다.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오지 마을에 사는 어르신이 겪는 교통 불편이 어느 정도인지, 새벽에 열이 나는 아이를 안고 뛸 응급실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번 건강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보건·교통 종합 대책을 서둘러 내놓기를 바란다. 화순 미래 100년은 웅장한 청사진이 아니라, 군민 누구나 건강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누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시작한다.

군민 기본권이 존중받는 화순,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화순을 기대한다. 새로운 군정 출범이 그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해내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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